세계 최고의 팝 스타들도 때로는 음악보다 더 큰 무언가를 위해 움직인다. 2013년 원 디렉션은 영국의 국민 자선 캠페인 'Red Nose Day'를 위해 블론디의 클래식 "One Way or Another"와 언더톤스의 "Teenage Kicks"를 매시업한 이 곡을 발매했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스타가 어떻게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기록됐다.

사이먼 코웰의 아이디어, 세계적인 기부 앤썸으로
이 프로젝트는 원 디렉션의 레이블 수장인 사이먼 코웰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블론디의 1978년 클래식 "One Way or Another"를 커버하되, 영국의 펑크 밴드 언더톤스의 "Teenage Kicks"(1978)를 섞어 신선한 매시업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코웰은 "너무 장난기 있고 재미있으면서도, 무척 예상치 못한 선택이었어요"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013년 2월 17일 발매된 이 곡은 Comic Relief의 Red Nose Day 공식 자선 싱글이었다. 원 디렉션은 인세의 100%, Sony Music Entertainment, iTunes까지 모두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으며 단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단순한 자선 행사 참여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가 자신의 플랫폼을 가장 선하게 활용한 사례가 됐다.

가나, 도쿄, 런던, 뉴욕 — 세계를 달린 뮤직비디오
뮤직비디오는 제작비를 절약해 그 돈을 Comic Relief에 기부하기 위해 멤버들이 직접 투어 도중에 촬영했다. 촬영지는 가나, 도쿄, 뉴욕, 런던 등 4개국으로, 각 나라에서 현지의 생생한 문화와 사람들을 담아냈다. 특히 가나에서는 어린이 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는데, 이 장면이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더욱 화제를 모은 것은 런던 10 다우닝가(영국 총리 공관)에서 당시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이 카메오로 등장한 장면이었다. 세계 최고의 팝 그룹이 일국의 총리와 함께 자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캠페인이 얼마나 큰 스케일이었는지를 보여줬다.
"원 디렉션은 수익금 전액을 기부했고, Sony와 iTunes도 함께했다. 이 정도면 '스타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교과서적 사례다."— Comic Relief, 공식 성명
두 곡의 매시업이라는 형식도 흥미로웠다. 블론디의 원곡이 1978년 데비 해리의 전 남자친구를 향한 집착적인 사랑 노래였다면, 원 디렉션 버전은 그 에너지를 현재적으로 재해석하며 젊고 유쾌한 팝 앤썸으로 변모시켰다. 언더톤스의 "Teenage Kicks"와 결합되면서 아일랜드-영국 펑크의 향수까지 더해졌다.

역대 Comic Relief 최다 판매 싱글
결과는 압도적이었다. 이 곡은 발매 첫 주 영국에서만 11만 3,000장이 팔리며 UK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아일랜드에서도 1위, 전 세계 63개국 iTunes 차트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13위를 기록했으며, 영국 역대 Comic Relief 싱글 중 가장 많이 팔린 싱글로 등극했다.
현재까지 이 싱글 판매로 Red Nose Day에 기부된 금액은 85만 파운드 이상이며, 그 외 캠페인 전체로는 200만 파운드 이상을 모금했다고 Comic Relief는 밝혔다. 원 디렉션이 2015년 활동을 중단한 뒤에도 이 곡은 자선 음악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팝 스타가 스타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국 선택이다. 원 디렉션은 자신들의 가장 빛나던 순간에, 기꺼이 그 빛을 다른 누군가를 위해 썼다. 그것이 "One Way or Another"가 단순한 히트곡이 아닌, 하나의 이정표로 기억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