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타이타닉이 전 세계를 사로잡으면서 한 곡의 노래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은 영화 엔딩 크레디트를 흐르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었다. 그것은 한 척의 침몰한 배와 함께 수장된 수백 년의 사랑과 후회, 그리고 불가능한 약속을 담은 음성의 유언장이었다.

제임스 호너의 악보 위에 세워진 노래
영화 음악의 거장 제임스 호너는 타이타닉 전체 스코어를 작곡할 때부터 이 엔딩 테마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호너가 이미지한 것은 순수한 악기의 울림이었지만, 제작진들은 영화의 피날레를 더욱 감정적으로 표현할 보컬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호너는 가사를 위해 작곡가 윌 제닝스(Will Jennings)를 초청했고, 제닝스는 "극도의 나이가 들어 먼 과거를 돌아보는 한 사람의 관점"에서 가사를 썼다.
"My heart will go on" — 이 단순한 여덟 글자 속에는 100년을 건너뛴 사랑의 메시지가 응축되어 있었다. 장장 3시간 14분이라는 영화의 엄청난 서사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이 곡처럼 깊고도 태평하면서도 불가항력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셀린 디온의 예술적 저항과 르네 앙질의 설득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셀린 디온이 이 곡을 부르는 것을 꺼렸던 것이다. 디온은 이미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의 주제곡과 타이타닉 영화음악 중 "Because You Loved Me"를 녹음했기에, 더 이상의 영화음악 참여는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게다가 제임스 호너가 제시한 이 곡은 당시 그녀의 음악적 취향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것이 나를 끌어당기지 않았어요. 아마 그 날 나는 매우 피곤했을 거예요." 이는 훗날 디온이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이자 매니저인 르네 앙질(René Angélil)은 다르게 봤다. 앙질은 디온에게 데모 곡을 녹음해 보기만 해달라고 간청했고, 결국 디온은 마지못해 스튜디오로 향했다.
"극도의 나이가 들어 먼 과거를 돌아보는 한 사람의 관점에서 쓰여진 이 가사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노인이 된 로즈가 침몰한 배를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듯한 느낌을 전달해야 했다."— 가사 작곡가 윌 제닝스
한 번의 녹음이 영원이 되다
역사를 바꾼 것은 기이한 우연이었다. 1996년 11월, 셀린 디온이 스튜디오에 들어가 노래한 것은 "데모"였다. 그녀는 이 곡을 단 한 번 불렀다. 보컬 트랙이 완성되자 프로듀서들은 그 위에 오케스트라를 입혔다. 디온은 다시 이 곡을 재녹음하지 않았다. 피곤한 날의, 마지못한 한 번의 가창이 그대로 확정되었던 것이다.
"한 번 불렀고, 그것이 정답이었다." 이것이 호너와 팀이 내린 결정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 한 번의 목소리 속에는 수많은 재녹음이 결코 담아낼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 진정한 피로감, 진정한 회의, 그리고 그것을 초월한 진정한 감정이.
하지만 제임스 카메론은 여전히 의심했다. "팝 음악을 영화 엔딩에 쓰면 비판받을 것 아닌가?" 카메론의 우려는 충분히 합리적이었다. 그는 영화의 규모와 예술성에 맞는 음악이 필요했지, 상업적 팝 음악이 아니었다. 호너는 적절한 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카메론의 기분이 좋은 날을 골라 데모를 들려주었다. 카메론은 그 데모를 몇 번 듣더니, 결국 승낙했다.
1998년 오스카 무대에서의 영원
1998년 3월 23일, 제70회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셀린 디온은 "My Heart Will Go On"을 라이브로 열창했다. MTV는 이를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함 (true perfection)"이라고 평했다. 그날 밤 이 노래는 "최고의 오리지널 노래상(Best Original Song)"을 수상했다. 이후 그래미상 "연간 최고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연간 최고의 노래(Song of the Year)", "최고의 팝 보컬 퍼포먼스" 등을 잇달아 휩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셀린 디온이 가장 거절했던 곡이 그녀의 시그니처 송이 되었다. 그녀는 다른 많은 명곡들을 남겼지만, 영생에 남을 노래는 이것이었다. 2025년 미국 의회도서관은 이 곡을 미국 "국립음반레지스트리(National Recording Registry)"에 인수하며 "문화적, 역사적, 미학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으로 공식 인정했다.